[Startup 분석] – 퓨리오사AI(FuriosaAI)

퓨리오사AI(FuriosaAI) 심층분석

오늘 분석할 기업은 시장의 거인 ‘엔비디아’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최근 메타(Meta)로부터 1조 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 바로 그곳, 퓨리오사 AI(Furiosa AI)입니다.

AI 전쟁의 승패가 ‘칩’에 달렸다는 것은 이제 상식입니다. 퓨리오사 AI는 이 전쟁의 핵심인 AI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입니다. 그들의 전략, 재무 상태, 그리고 1조 원을 거절한 담대한 배짱의 근거를 냉철하게 분석합니다.


1. 기업 분석: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퓨리오사 AI는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 즉 NPU(신경망 처리 장치)를 설계합니다. 엔비디아의 GPU가 그래픽 처리와 AI ‘학습(Training)’에 강점이 있다면, 퓨리오사 AI는 처음부터 AI 모델을 ‘실행’하는 ‘추론(Inference)’ 시장을 정조준했습니다.

AI 비용의 80%는 결국 ‘추론’에서 발생합니다. 퓨리오사 AI의 핵심 전략은 이 거대한 시장에서 엔비디아 GPU보다 압도적인 전력 효율(전성비)과 가격 경쟁력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 1세대 칩 ‘워보이(Warboy)’: 2021년 출시. 주로 이미지 분석(Vision) 시장에서 기술력을 증명했습니다.
  • 2세대 칩 ‘레니게이드(Renegade, RNGD)’: 2024년 3분기 출시.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 추론을 직접 겨냥한, 퓨리오사 AI의 모든 것이 걸린 승부수입니다.

2. 재무 분석: 계획된 1,300억의 적자와 1,700억의 수혈

AI 칩 개발은 천문학적인 자본이 필요한 ‘승자독식’ 게임입니다. 퓨리오사 AI의 재무제표는 이 산업의 본질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 2023년: 매출 약 36억 원 / 영업손실 약 637억 원
  • 2024년: 매출 약 29억 원 / 영업손실 약 725억 원

2년간의 누적 영업손실은 1,300억 원이 넘습니다. 이것은 실패가 아닌, 2세대 칩 ‘레니게이드’ 개발을 위한 계획된 R&D 투자입니다. 이 막대한 출혈은 시장의 의구심을 낳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2025년, 모든 것이 반전되었습니다.

  1. 기술적 검증 (2025년 7월): LG AI 연구원이 자사의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에 ‘레니게이드’ 칩을 전면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8개월간의 테스트 결과, 기존 엔비디아 GPU 대비 전력 효율이 2.25배 향상됨을 입증했습니다. 이는 국산 NPU가 상용 엔터프라이즈 LLM에 도입된 최초의 사례입니다.
  2. 재무적 신뢰 회복 (2025년 7월): 기술력이 입증되자마자, 퓨리오사 AI는 1,7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브릿지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3. 가치 폭증: 이 투자 유치로 퓨리오사 AI의 기업 가치는 1조 원을 돌파하며 공식적으로 ‘유니콘’ 반열에 올랐습니다.

막대한 적자는 ‘레니게이드’라는 결과물로 증명되었고, 시장은 즉각적으로 1,700억 원의 자금 수혈로 응답했습니다. 현재 퓨리오사 AI는 4,0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 유치를 추가로 추진 중입니다.

3. 시장 평가: 1조 원 인수 제안을 거절한 이유

2025년 초, 시장을 뒤흔든 뉴스가 나옵니다. 메타(Meta)가 퓨리오사 AI에 1조 원 규모의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퓨리오사 AI는 이를 거절했습니다.

유니콘 가치를 갓 인정받은 스타트업이 글로벌 빅테크의 제안을 거절한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는 퓨리오사 AI의 경영진이 “회사의 가치가 1조 원에 그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본 시장은 ‘추론’ 시장 전체입니다.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수백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칩 시장에서, 퓨리오사 AI는 ‘전성비’라는 무기로 10%의 점유율만 가져와도 1조 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4. 애널리스트 전망 및 리스크

퓨리오사 AI는 ‘가능성’의 단계를 지나 ‘증명’의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LG라는 확실한 레퍼런스를 확보했고, 시장의 자금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Bull Case: 성공 시나리오]

  • ‘AI계의 AMD’ 등극: 엔비디아를 완전히 대체하진 못하더라도, ‘추론’ 시장에서 확실한 2위 옵션으로 자리매김합니다.
  • 국내 ‘소버린 AI’ 수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SKT, KT, 네이버 등 국내 빅테크들이 ‘국산 칩’인 레니게이드를 전략적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2026년 목표 달성: 퓨리오사 AI는 2026년 매출 1억 달러(약 1,3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700억 적자 기업이 1,300억 매출 기업으로 턴어라운드하는 순간, 기업 가치는 재평가될 것입니다.

[Bear Case: 리스크 요인]

  • ‘CUDA’라는 철옹성: 엔비디아의 진짜 힘은 칩이 아니라 ‘CUDA’라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입니다. 퓨리오사 AI의 자체 소프트웨어 스택(Furiosa SDK 2.0)이 얼마나 많은 개발자를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 경쟁 심화: 구글(TPU), 아마존(Trainium) 등 빅테크들은 자체 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외 수많은 NPU 스타트업(리벨리온, 사피온 등)과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최종 결론

퓨리오사 AI는 ‘1조 원을 거절한 스타트업’이라는 헤드라인 뒤에 ‘1,300억 원의 적자를 감내한 기술 투자’와 ‘LG엑사원 도입이라는 기술 검증’이라는 탄탄한 근거를 가진 기업입니다.

그들의 도전은 단순한 스타트업의 성공 신화가 아닌, ‘AI 칩 주권’을 건 한국의 가장 중요한 기술적 시도 중 하나입니다. 퓨리오사 AI가 엔비디아라는 골리앗을 상대로 의미 있는 균열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향후 1~2년간의 행보를 주목해야 합니다.

Donghun R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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