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분석] Thinking Machines Lab – AI 모델을 직접 훈련하는 Tinker 인프라

AI 스타트업 시장에서 Thinking Machines Lab은 이상한 위치에 있다. 아직 대중용 챗봇도 없고, OpenAI나 Anthropic처럼 매일 쓰는 소비자 제품도 없다. 그런데 2025년 7월 보도 기준 20억 달러 시드 라운드와 120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받았고, 2026년에는 Tinker라는 모델 학습 API와 실시간 상호작용 모델 연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금 이 회사를 봐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Mira Murati의 새 회사라서가 아니라, 차세대 AI 랩의 경쟁 축이 “더 큰 모델”에서 “누가 모델을 더 잘 커스터마이즈하고 함께 일하게 만드는가”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Thinking Machines Lab은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가?

Thinking Machines Lab은 OpenAI 전 CTO였던 Mira Murati가 세운 AI 연구·제품 회사다. 회사 공식 설명은 비교적 명확하다. AI 시스템을 더 이해 가능하고, 커스터마이즈 가능하며, 범용적으로 유능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연구를 공개하고, 제품을 통해 실제 사용 피드백을 얻는 방식을 강조한다.

현재 공개된 축은 크게 두 가지다.

  • Tinker: 연구자와 개발자가 오픈소스 모델을 fine-tuning·post-training할 수 있게 해주는 클라우드 학습 API.
  • Interaction Models: 음성, 영상, 텍스트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며 사람과 함께 일하는 상호작용형 AI 모델 연구.

즉 Thinking Machines Lab은 아직 “ChatGPT 대체재”를 파는 회사라기보다, 모델을 직접 만들고 조정하려는 연구자·기업·스타트업을 위한 AI 연구 인프라와 미래형 인터페이스를 동시에 겨냥하는 회사에 가깝다.

왜 지금 주목받는가: Tinker가 드디어 제품의 형태를 만들었다

초기 Thinking Machines Lab은 거의 인재와 자본만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2025년 10월 WIRED 보도와 회사 공식 제품 페이지 이후, 이 회사가 어디서 첫 매출 가능성을 만들지 조금 더 선명해졌다. Tinker는 사용자가 학습 루프, 데이터, 알고리즘을 직접 제어하되 GPU 클러스터 운영, 분산 학습, 안정성 같은 복잡한 인프라는 Thinking Machines가 맡는 구조다.

공식 문서 기준 Tinker는 SFT, RL, DPO, distillation 같은 post-training 워크플로를 지원하고, 사용자는 로컬에서 코드를 작성한 뒤 실제 학습 연산은 원격 GPU 클러스터에서 실행한다. 지원 모델도 Qwen, GPT-OSS, DeepSeek, Kimi, NVIDIA Nemotron 계열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회사는 2026년 현재 28개 이상 모델, 15개 이상 recipe, 23개 interactive tutorial을 문서에서 제시하고 있다.

이 점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기업은 “모델을 쓰는 법”은 배웠지만 “자기 데이터와 자기 목적에 맞게 모델을 훈련시키는 법”은 여전히 어렵다. Thinking Machines가 노리는 시장은 바로 이 중간층이다. 완전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랩은 부담스럽지만, 단순 API 호출만으로는 부족한 팀들이다.

투자 유치와 밸류에이션: 20억 달러 시드, 120억 달러 평가

TechCrunch는 2025년 7월 Thinking Machines Lab이 Andreessen Horowitz가 리드한 20억 달러 시드 라운드를 마감했고, Nvidia, Accel, ServiceNow, Cisco, AMD, Jane Street 등이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보도에서 회사 평가액은 120억 달러로 언급됐다. 이는 일반적인 시드 라운드라기보다, 사실상 프론티어 AI 랩을 처음부터 대형 인프라 회사처럼 자본화한 사례다.

이 숫자는 매출 기반 밸류에이션으로 보기 어렵다. 당시 회사는 아직 제품을 공개하기 전이었다. 투자자들이 산 것은 세 가지다.

  • OpenAI 출신 핵심 연구진과 제품 리더십.
  • 프론티어 모델을 학습할 수 있는 대규모 컴퓨트와 자본 접근성.
  • 폐쇄형 모델 API와 오픈소스 모델 fine-tuning 사이의 큰 시장 공백.

따라서 120억 달러는 현재 실적보다 “AI 랩을 다시 만들 수 있는 팀과 옵션”의 가격이다. 이 평가는 공격적이지만, AI 인재와 컴퓨트가 병목인 시장에서는 완전히 비논리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돈은 어디서 벌 수 있을까?

Thinking Machines Lab의 가장 현실적인 수익원은 Tinker의 사용량 기반 과금이다. 공식 Tinker 페이지는 가격을 토큰 100만 개당 달러 기준으로 제시하고, storage는 GB-month 기준으로 과금한다고 설명한다. 모델별로 prefill, sample, train 가격이 다르고, 대형 MoE 모델일수록 비용이 커진다.

이 구조는 단순 추론 API와 다르다. 고객이 돈을 내는 대상은 답변 생성이 아니라 모델 개선이다. 연구팀은 수학 RL, 코드 RL, tool use, multi-agent training 같은 실험을 반복하면서 학습 토큰과 저장공간을 소비한다. 기업 고객은 특정 도메인 데이터로 모델을 조정하고, 학계나 독립 연구자는 GPU 클러스터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도 post-training 실험을 돌릴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세 가지 매출층이 가능하다.

  • 개발자·연구자 사용량 과금: Tinker API의 학습·샘플링·저장 비용.
  • 엔터프라이즈 계약: 대규모 조직용 보안, 데이터 거버넌스, 전용 capacity, 감사 로그.
  • 자체 모델·상호작용 제품: interaction model이 제품화될 경우 실시간 음성·영상 AI 인터페이스 과금.

가장 흥미로운 포인트는 “상호작용 모델”이다

2026년 5월 Thinking Machines Lab은 interaction model 연구 프리뷰를 공개했다. 핵심 주장은 지금의 AI 인터페이스가 너무 turn-based라는 것이다. 사용자가 말하거나 입력을 끝내야 모델이 반응하고, 모델이 답변하는 동안에는 새로운 상황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실제 협업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은 끼어들고, 멈추고, 화면을 가리키고, 동시에 말하고 듣는다.

Thinking Machines의 접근은 오디오, 비디오, 텍스트를 200ms 단위의 micro-turn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회사는 TML-Interaction-Small이라는 모델이 FD-bench 같은 상호작용 벤치마크에서 빠른 응답성과 높은 interaction quality를 보였다고 주장한다. 이 수치는 회사가 제시한 연구 결과이므로 독립 검증된 상용 벤치마크로 단정하면 안 된다. 다만 방향성은 중요하다.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에 들어가려면 “긴 작업을 혼자 끝내는 능력”뿐 아니라, 사람이 중간에 개입하고 판단을 보태는 협업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쟁 구도: OpenAI, Anthropic, Google만이 경쟁자가 아니다

Thinking Machines Lab의 경쟁자는 넓게 보면 OpenAI, Anthropic, Google DeepMind, xAI, Meta 같은 프론티어 모델 랩이다. 그러나 Tinker 관점에서는 경쟁 구도가 조금 달라진다. 여기서는 Together AI, Fireworks AI, Modal, Baseten, Anyscale, Hugging Face, RunPod, Lambda, 그리고 오픈소스 post-training 프레임워크들이 모두 비교 대상이 된다.

차별점은 “모델 API 회사”와 “GPU 클라우드 회사” 사이에 서려는 포지션이다. Tinker는 단순히 GPU를 빌려주는 서비스가 아니다. 그렇다고 완성된 모델 답변만 파는 API도 아니다. 사용자가 학습 알고리즘을 직접 만지되, 분산 학습의 어려운 부분을 숨겨주는 중간 추상화다. 이 포지션이 잘 먹히면 Thinking Machines는 프론티어 AI 연구의 운영체제 같은 위치를 노릴 수 있다.

이 밸류에이션은 말이 되는가?

120억 달러는 매우 비싸다. 특히 공개 매출, 고객 수, retention, gross margin이 아직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Tinker가 유료화 이후 의미 있는 매출을 만들지 못하면, 이 평가는 “유명 연구진 프리미엄”으로 끝날 수 있다.

그럼에도 투자 논리는 있다. AI 시장의 병목은 모델 사용에서 모델 조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업들은 범용 모델을 그대로 쓰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기 업무·데이터·규칙에 맞게 모델을 고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이를 제대로 하려면 GPU, 학습 코드, 평가, 안전장치, 배포가 모두 필요하다. Thinking Machines가 이 복잡도를 API와 cookbook으로 낮춘다면, Tinker는 단순 툴이 아니라 AI 연구 생산성 인프라가 된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려면 두 조건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Tinker가 연구자 장난감이 아니라 기업 고객의 반복 사용량으로 이어져야 한다. 둘째, interaction model이 데모와 논문을 넘어 실제 제품 경험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 둘 중 하나만 성공해도 의미 있는 회사가 되지만, 120억 달러를 설명하려면 둘 다 어느 정도 성과를 내야 한다.

핵심 리스크: 인재, 컴퓨트, 제품화의 세 갈래

첫 번째 리스크는 인재 경쟁이다. 2026년 Business Insider 보도 기준 Thinking Machines는 Meta 등 빅테크로 핵심 인력이 빠져나가는 압박을 받고 있다. 동시에 PyTorch 창시자 Soumith Chintala 같은 인물을 CTO로 영입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는 강점이자 리스크다. 이 회사의 가치가 인재 밀도에 크게 의존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리스크는 컴퓨트 비용이다. post-training API는 매력적이지만, 대형 모델 학습과 샘플링은 원가가 높다. 가격을 낮추면 margin이 얇아지고, 가격을 높이면 자체 인프라를 가진 대형 고객은 이탈할 수 있다.

세 번째 리스크는 제품화다. 훌륭한 연구 블로그와 강력한 API가 있어도, 고객은 결국 반복 가능한 업무 성과를 원한다. Tinker가 “멋진 연구자 도구”를 넘어 “기업 AI 팀의 기본 작업대”가 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개인적 판단: Thinking Machines는 AI 랩보다 연구 인프라 회사에 가깝다

Thinking Machines Lab을 단순히 OpenAI 경쟁자로만 보면 핵심을 놓치기 쉽다. 물론 이 회사는 프론티어 모델을 만들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OpenAI나 Anthropic과 직접 경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공개된 제품과 문서를 보면 더 흥미로운 방향은 “AI를 직접 고쳐 쓰는 사람들을 위한 인프라”다.

만약 AI 앱 시대의 1단계가 모델 API를 잘 호출하는 것이었다면, 2단계는 각 조직이 자기 목적에 맞게 모델을 훈련하고 평가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Thinking Machines는 이 2단계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그래서 나는 이 회사를 “Mira Murati의 새 AI 랩”이라기보다 “post-training과 실시간 협업형 AI의 운영 인프라를 만들려는 회사”로 보는 편이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은 증명할 것이 많다. Tinker의 유료 사용량, 엔터프라이즈 고객, interaction model의 상용 제품화, 인재 유지가 모두 공개 시장에서 검증되어야 한다. 지금의 Thinking Machines는 완성된 승자라기보다, AI 인프라 시장에서 가장 비싸고 흥미로운 가설 중 하나다.

참고 자료

Donghun R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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