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분석] 하운드13: 가챠를 버리고 1주 20만 장을 판 게임 스튜디오

2026년 2월, 게임 개발사 하운드13은 전 직원 무급휴직과 회사 존폐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팀이었다. 그런데 퍼블리셔와 갈라선 뒤 모바일 가챠 게임을 30달러짜리 PC 패키지 게임으로 다시 만들었고, 7월 23일 출시 후 일주일 만에 20만 장을 팔았다고 밝혔다. 법원이 출시금지 가처분을 기각한 바로 다음 날부터 일어난 반전이다. 지금 하운드13을 봐야 하는 이유는 한 게임의 흥행보다, 퍼블리셔·가챠·라이브서비스에 기대던 한국 게임 스타트업이 직접 판매 모델로 생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한눈에 보는 하운드13

  • 설립·대표: 2014년 설립, 박정식 대표. 박 대표와 핵심 인력은 액션 RPG 드래곤네스트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 핵심 제품: 모바일 액션 RPG 헌드레드소울, 오픈월드 액션 RPG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
  • 현재 트랙션: 회사 발표 기준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은 Steam 출시 1주일 만에 20만 장 판매. 출시 주간 최고 동시접속자는 외부 집계 기준 약 2만3천 명, 사용자 평가는 90%대 ‘매우 긍정적’ 수준이었다.
  • 최근 투자: 2024년 1월 웹젠이 300억 원을 투자해 지분 25.64%를 확보했다. 앞서 2021년 가레나로부터 200억 원 이상을 유치했다.
  • 기업가치: 최신 공식 기업가치는 비공개다. 2024년 웹젠의 300억 원 투자와 25.64% 지분율을 단순 나누면 약 1,170억 원이지만, 이는 거래 구조와 기존 지분을 반영하지 않은 거친 당시 환산치다.
  • 핵심 비공개 지표: 국가별 실판매량과 환불률, Steam 수수료 차감 후 순매출, 개발·마케팅비, DLC 매출, 콘솔 계약 조건, 현재 현금과 인력 규모, 웹젠 본안소송의 재무 영향.

가챠 게임을 30달러 패키지로 다시 만들다

드래곤소드는 원래 웹젠이 퍼블리싱하는 PC·모바일 무료 게임으로 2026년 1월 국내 출시됐다. 그러나 양사는 미니멈 개런티 지급과 계약 효력을 두고 충돌했고, 하운드13은 계약 해지를 주장했다. 이후 하운드13은 같은 기반의 게임을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이라는 독립 PC 타이틀로 재구성해 직접 퍼블리싱했다.

바뀐 것은 판매 채널만이 아니다. 무료 설치 후 캐릭터를 뽑는 가챠 구조를 없애고, 29.99달러를 한 번 내면 출시 시점의 19개 캐릭터를 플레이로 얻는 Buy-to-Play 방식으로 전환했다. 모바일 버전과 데이터 연동도 없고, 기본적으로 싱글플레이 패키지 게임에 가깝다. 개발사는 기존 라이브서비스 게임을 단순 이식한 것이 아니라 수익모델과 플레이 루프를 함께 바꿨다.

공식 Steam 제품 페이지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의 실제 제품 구성 보기

29.99달러 가격, 사용자 평가, 오픈월드·태그 액션 플레이, 19개 캐릭터와 PC 요구 사양을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무료 가챠가 아니라 완결형 패키지로 어떻게 포지셔닝했는지 보는 것이 핵심이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품 보기 →

20만 장은 얼마의 매출인가?

하운드13이 발표한 1주 판매량 20만 장에 미국 정가 29.99달러를 단순 곱하면 총결제액은 약 600만 달러다. 환율을 달러당 1,380원으로 가정하면 약 83억 원이다. 하지만 이것을 하운드13의 매출이나 현금으로 그대로 보면 안 된다.

  • 지역 가격: 국가별 구매력에 따라 실제 판매 단가는 29.99달러보다 낮을 수 있다.
  • 환불: Steam은 조건을 충족한 구매자의 환불을 허용한다. 회사가 밝힌 20만 장이 순판매인지 총판매인지 공개되지 않았다.
  • 플랫폼 수수료·세금: Steam 수수료와 부가세·원천세 등을 차감해야 한다.
  • DLC와 디럭스판: 반대로 44.99달러 디럭스판과 유료 의상·패밀리어 DLC는 기본판 계산에 없는 추가 매출이다.

그래서 현재 공개 숫자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출시 첫 주 총결제액의 상단이 약 600만 달러”라는 정도다. 실제 순매출은 이보다 낮다. 다만 2025년 감사보고서 요약 데이터에서 영업수익 0원, 영업손실 169억 원으로 나타난 개발사에 첫 주 수십억 원 규모의 현금 유입 가능성은 생존에 의미 있는 변화다.

20만 장보다 중요한 숫자는 평가와 동시접속자다

패키지 게임은 출시 직후 판매가 정점에 도달하고 빠르게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판매량만 보면 할인, 번들, 키 배포로 숫자를 키울 수도 있다. 그래서 초기 품질과 입소문을 보여주는 사용자 평가와 동시접속자가 함께 중요하다.

Steam과 외부 집계 서비스에서 출시 주간 평가는 90%대 ‘매우 긍정적’, 최고 동시접속자는 약 2만3천 명 수준으로 관측됐다. GamesRadar는 7월 27일 기준 4,600개가 넘는 평가에서 약 90%가 긍정적이었다고 보도했다. 회사 발표 판매량과 외부에서 관측 가능한 플레이 신호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초기 평가는 가장 열성적인 이용자가 먼저 남긴 결과다. 번역 품질, 크래시, 퀘스트 진행 불가 같은 이슈도 공식 공지에 올라왔다. 장기 평가는 패치 속도와 중후반 콘텐츠의 완성도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돈은 어디서 버는가?

현재 하운드13의 수익모델은 세 층으로 보인다.

  1. 기본 게임 판매: Steam 표준판 29.99달러가 핵심이다. 판매 순간 매출이 발생하지만 구독처럼 자동 반복되지는 않는다.
  2. 디럭스판과 DLC: 디지털 아트북·OST·패밀리어를 묶은 44.99달러 디럭스판, 의상과 탑승형 패밀리어 DLC를 판매한다.
  3. 플랫폼 확장: PlayStation과 Nintendo 계열 콘솔판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지만, 정확한 플랫폼·출시일·계약 조건은 확정 공개되지 않았다.

이 모델의 장점은 운영비가 큰 가챠 라이브서비스보다 구조가 단순하다는 점이다. 이용자 한 명에게 계속 결제를 유도하지 않아도 되고, 게임을 완성품으로 글로벌 판매할 수 있다. 반면 매출의 지속성은 약하다. 무료 업데이트와 할인으로 관심을 유지하고, 유료 확장팩이나 차기작으로 다시 큰 판매 파동을 만들어야 한다.

왜 가챠를 버린 것이 먹혔나?

첫째, 이미 개발된 캐릭터와 전투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시장 포지션을 바꿨다. 19개 캐릭터를 수집하는 재미는 남기되, 뽑기 비용 대신 플레이 시간으로 획득하게 만들었다. 개발비를 완전히 새로 쓰지 않고 이용자가 싫어하던 과금 구조를 걷어낸 셈이다.

둘째, 글로벌 PC 시장에서는 “가챠 없는 애니메이션풍 오픈월드 RPG” 자체가 명확한 구매 이유가 됐다. 원신 같은 무료 게임의 캐릭터 수집과 드래곤즈 도그마 계열의 액션을 좋아하지만 확률형 과금은 피하고 싶은 수요를 겨냥했다.

셋째, 분쟁과 자금난이 오히려 서사를 만들었다. 출시 자체가 불투명했던 개발사가 법원의 가처분 기각 직후 직접 게임을 내놓았다는 사실은 커뮤니티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 관심은 일회성일 수 있다. 다음 작품에서도 같은 위기 서사를 마케팅 자산으로 쓸 수는 없다.

투자 500억 원 이후에도 왜 자금난이 왔나?

하운드13은 2021년 가레나에서 200억 원 이상을 유치했고, 2024년 웹젠이 300억 원을 투자했다. 공개된 두 건만 합쳐도 500억 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2026년 2월 전 직원 무급휴직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게임 스타트업의 자금 구조를 보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대형 3D 게임은 수년간 인건비와 외주비가 먼저 나가고, 출시 전까지 매출이 거의 없다. 공개 데이터베이스가 요약한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하운드13은 영업수익 0원, 영업손실 169억 원, 누적결손금 671억 원을 기록했다. 감사의견은 적정이었지만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강조됐다고 한다.

투자금은 회사가치의 증명이 아니라 다음 출시까지 버틸 시간을 산 돈이었다. 퍼블리셔가 지급하기로 한 미니멈 개런티와 출시 후 정산이 흔들리자 긴 개발 기간을 견디던 재무 구조가 바로 위험해졌다. 하운드13의 사례는 게임 스타트업에서 “투자 유치 규모”보다 퍼블리싱 계약의 지급 조건과 출시 지연 위험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웹젠과의 법적 분쟁은 끝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웹젠이 신청한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 출시금지 가처분을 7월 22일 기각했다. 이것이 Steam 출시를 가능하게 한 직접적인 법적 신호다. 하지만 가처분 기각은 퍼블리싱 계약의 효력과 손해배상 책임을 최종 확정한 본안 판결이 아니다.

웹젠의 2026년 1분기 보고서도 하운드13과 퍼블리싱 계약 이행을 협의 중이며, 보고기간 이후 계약 효력 확인 본안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적었다. 하운드13은 계약이 2월 13일 적법하게 해지됐다고 주장하고, 웹젠은 계약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어느 한쪽의 주장만 사실로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가장 큰 리스크는 게임의 흥행 실패만이 아니다. 본안소송 결과에 따라 매출 귀속, 손해배상, IP 활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첫 주 매출이 늘수록 분쟁 대상의 경제적 가치도 커진다.

경쟁자는 원신보다 ‘좋은 30달러 게임’이다

겉모습만 보면 원신, 명조,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가 떠오른다. 하지만 사업모델 기준 경쟁자는 더 넓다. Steam에서 같은 주에 판매되는 모든 20~40달러 액션 RPG와 인디·AA 게임이 이용자의 시간과 예산을 놓고 경쟁한다.

무료 게임은 설치 장벽이 낮고 콘텐츠 업데이트가 계속되지만, 이용자는 뽑기와 일일 과제에 피로를 느낀다. 패키지 게임은 명확한 가격과 완결된 경험을 주는 대신 출시 당시 완성도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하운드13은 가챠의 반복 매출을 포기한 대신 “30달러면 19개 캐릭터를 모두 얻을 수 있다”는 단순한 가치 제안을 샀다.

이 차별화는 경쟁사가 따라 하기 어렵지 않다. 해자는 과금 방식이 아니라 액션 설계, 캐릭터 제작 속도, 팬덤, 차기작을 제때 내는 생산 체계에서 나와야 한다.

1,170억 원 기업가치는 말이 되는가?

웹젠은 2024년 1월 하운드13에 300억 원을 투자해 지분 25.64%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단순 나누면 당시 지분가치는 약 1,170억 원이다. 하지만 이 숫자를 현재 기업가치로 쓰면 안 된다. 신주와 구주의 구성, 우선권, 퍼블리싱 권리의 가치, 이후 자금난과 법적 분쟁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가치평가에서 봐야 할 것은 첫 주 판매량보다 생존 가능한 현금흐름이다. 20만 장이 순매출로 얼마나 남았는지, 무료 업데이트와 콘솔 이식 비용을 감당한 뒤 현금이 얼마나 남는지, 할인 없이 판매 속도가 유지되는지가 중요하다. Steam 판매 50만 장, 100만 장 같은 이정표가 나와도 개발비 회수 여부를 모르면 기업가치를 확정하기 어렵다.

다만 2월의 “존폐 기로”와 비교하면 회사의 옵션 가치는 분명 커졌다. 출시할 수 없는 자산이 실제 판매되는 글로벌 IP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콘솔판과 후속작이 가능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투자자에게 보여줄 협상력은 달라진다.

핵심 리스크 다섯 가지

  • 본안소송: 가처분 기각은 최종 승소가 아니다. 계약 효력과 경제적 책임이 남아 있다.
  • 출시 집중 매출: 패키지 게임은 첫 주 판매 후 하락할 수 있다. 할인 전환 시 평균판매단가도 낮아진다.
  • 현금과 인력: 무급휴직 이후 복귀 인원, 현재 현금, 업데이트 팀 규모가 공개되지 않았다.
  • 품질 부채: 크래시와 진행 불가 버그, 번역 품질 문제를 작은 팀이 얼마나 빨리 해결하는지가 장기 평가를 좌우한다.
  • 차기작 공백: 한 작품의 성공을 반복 가능한 스튜디오 역량으로 바꾸려면 다음 출시까지의 긴 매출 공백을 다시 견뎌야 한다.

개인적 판단: 하운드13이 증명한 것은 게임보다 유통 독립성이다

하운드13의 진짜 제품은 19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오픈월드 RPG만이 아니다. 실패한 퍼블리싱 구조에서 게임 자산을 꺼내 글로벌 PC 시장에 직접 판매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꾼 유통 독립성이다. 가챠를 제거한 결정은 윤리적 선언이라기보다, 회사가 통제할 수 있는 가격과 채널로 현금을 회수하기 위한 생존 전략에 가깝다.

첫 주 20만 장은 이 전략에 시장이 반응했다는 강한 신호다. 특히 90%대 사용자 평가와 약 2만3천 명의 동시접속이 함께 나왔다는 점은 단순한 사전 기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개발팀이 기존 자산을 패키지 게임으로 재편하는 제품 실행력은 증명했다.

그러나 “부활 성공”이라고 결론 내리기는 이르다. 본안소송, 환불과 수수료를 뺀 순매출, 현재 현금, 콘솔 출시 비용이 모두 비공개다. 다음에 봐야 할 숫자는 누적 다운로드가 아니라 30일 순판매량, 환불 후 순매출, 콘솔 출시 확정, 그리고 본안소송의 방향이다. 이 네 가지가 긍정적으로 이어지면 하운드13은 위기를 넘긴 개발사를 넘어, 한국 게임 스타트업의 직접 퍼블리싱 모델을 보여준 사례가 될 수 있다.

참고 자료

작성 기준일: 2026년 7월 31일. 20만 장 판매는 회사 발표 기준이며 순판매·환불 여부가 공개되지 않았다. 총결제액 환산은 미국 정가와 가정 환율을 사용한 단순 상단 추정치다. 2025년 재무 수치는 감사보고서를 요약한 외부 데이터베이스 기준이며, 최신 현금·인력·손익과 기업가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웹젠과 하운드13의 계약 효력은 본안소송 중이므로 어느 한쪽의 주장을 확정 사실로 보지 않았다.

Donghun R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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