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계는 정확해야 하지만, 자주 측정되지 않으면 데이터가 남지 않는다. 스카이랩스는 이 오래된 문제를 손가락에 끼는 반지형 24시간 혈압계로 풀어 전국 1,920개 의료기관에 들어갔다. 지금 이 회사를 봐야 하는 이유는 2026년 8월 3~7일 코스닥 기관 수요예측이 진행 중이어서만이 아니다. 매출 13배 성장, 건강보험·진료지침 진입, 대웅제약 매출 98.2% 집중과 3,000억 원에 가까운 미래이익 밸류에이션이 한꺼번에 검증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눈에 보는 스카이랩스
- 설립·대표: 2015년 설립, 삼성전자 출신 이병환 대표. 판교에 본사를 둔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다.
- 핵심 제품: 외래 처방용 CART BP pro, 소비자용 CART BP, 병동 모니터링용 CART ON. 손가락의 광용적맥파(PPG)를 분석해 수축기·이완기 혈압과 맥박 데이터를 만든다.
- 현재 트랙션: 회사 발표를 인용한 최근 보도 기준 CART BP pro는 국내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38곳, 전체 1,920개 의료기관에 도입됐다. 전국 처방량·검사 완료 건수·환자 재사용률은 공개되지 않았다.
- 실적: 매출은 2023년 5.9억 원, 2024년 40.9억 원, 2025년 79.4억 원으로 늘었다. 2025년 매출총이익은 39.1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영업손실은 147.3억 원이었다.
- 투자·공모: 조선비즈 보도 기준 누적 투자금은 약 640억 원이다. 이번 IPO는 신주 200만 주, 희망 공모가 1만3,000~1만6,000원, 공모예정액 260억~320억 원이다.
- 기업가치: 희망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2,436억~2,999억 원이다. 확정 공모가와 실제 상장가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핵심 비공개 지표: 병원별 실제 처방량, 대웅제약 공급단가·결제조건, 기기당 제조원가와 교체율, 환자 착용 완료율, 제품별 매출총이익률, 해외 최소구매수량, 알고리즘 재보정 주기와 실사용 정확도.
왜 지금 스카이랩스인가?
스카이랩스는 8월 3일부터 7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8월 13~14일 일반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200만 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해 최대 320억 원을 조달한다. 공모가 밴드 하단은 2025년 말 프리IPO 주당 단가 1만2,681원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기존 투자자가 단기 평가차익보다 상장 뒤 해외 확장과 매출 다변화를 택한 구조로 해석할 수 있다.
제품 쪽 신호도 겹쳤다. 회사는 2026년 들어 CE-MDR 인증, 일본 오츠카제약 독점 유통 계약, 병동용 CART ON 출시, 영국 MHRA 승인, 대한고혈압학회 2026 진료지침 반영과 상급종합병원 38곳 도입을 차례로 발표했다. 개별 발표는 회사 자료이므로 실제 매출과 독립 검증을 따로 봐야 하지만, 인허가·유통·임상 현장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반지는 혈압을 어떻게 재는가?
CART BP는 손가락 혈관에 빛을 쏘고 되돌아오는 신호로 혈액량 변화를 읽는 PPG 기반 기기다. 수집한 파형을 스마트폰으로 보내고, 자체 알고리즘이 수축기·이완기 혈압과 맥박으로 변환한다. 공식 제품 페이지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72시간 사용, 수축기 70~180mmHg·이완기 40~120mmHg 측정 범위와 IP58 방수·방진 등급을 제시한다.
기존 24시간 활동혈압측정기(ABPM)는 일정 간격마다 팔의 커프가 부풀어 오른다. 임상적으로 익숙한 방식이지만 수면을 깨우거나 착용을 중단하게 만드는 불편이 있다. 반지는 압박 없이 야간혈압, 아침 고혈압과 시간대별 변동을 더 자주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스카이랩스의 제품 가치는 센서 한 개보다 환자가 실제로 24시간 착용을 끝내고 의료진이 읽을 만한 보고서를 받게 하는 워크플로에 있다.
스카이랩스 공식 CART BP 제품 페이지
반지 착용부터 혈압 앱 화면까지 확인하기
수면 중 자동 측정, 일·주·월 단위 혈압 그래프, PPG 측정 방식과 허가 사양을 함께 보자. 작은 반지가 실제 진료용 데이터 흐름으로 연결되는지가 확인 포인트다.
정확도는 어디까지 검증됐나?
2024년 JKMS에 실린 첫 인체시험은 89명에게서 수축기 526세트, 이완기 513세트를 수집해 청진 기준값과 비교했다. 표본 단위 평균 차이는 수축기 0.16±5.90mmHg, 이완기 -0.07±4.68mmHg였고 상관계수는 각각 0.94와 0.95였다. 초기 허가와 제품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그러나 이 숫자를 모든 생활환경의 정확도로 확대 해석하면 안 된다. 연구는 동시에 측정한 제한된 조건의 전향적 단일군 시험이고, 움직임·피부 상태·말초혈류·체온·약물 변화·장기 착용이 만드는 오차는 별도 실사용 데이터가 필요하다. 커프리스 혈압계는 전통적인 커프형 기기와 신호 원리가 달라 검증 프로토콜 자체가 계속 발전 중이다.
2026년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이 검증된 커프리스 기기를 진료실 밖 혈압 모니터링 선택지에 포함한 것은 중요한 제도 변화다. 다만 이는 모든 스마트링의 수치가 동일하게 신뢰된다는 뜻이 아니다. 제품별 허가 범위, 보정 방식과 임상 상황을 확인해야 하며, 환자의 진단·약물 변경은 의료진 판단이 필요하다.
병원 1,920곳은 매출의 질을 보장하는가?
회사 발표를 인용한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CART BP pro는 국내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38곳과 전체 1,920개 의료기관에 도입됐다. 제품 출시 약 1년 반 만의 유통 침투 속도는 빠르다. 상급종합병원 채택은 의료진 교육, EMR 연동과 보고서 활용 경험을 쌓는 데도 유리하다.
하지만 ‘도입 기관 수’는 ‘활성 사용 기관 수’가 아니다. 병원 한 곳에 데모 기기 한 대가 들어간 경우와 매달 수십 건의 검사가 반복되는 경우가 같은 1곳으로 집계될 수 있다. 공개 자료에는 월 처방 건수, 기기 회전율, 검사 완료율, 환자당 재검사 주기와 기관별 매출이 없다.
따라서 다음 단계의 핵심 지표는 로고가 아니라 사용량이다. 1,920개 기관 중 최근 90일에 실제 처방이 발생한 기관 비율, 기관당 월평균 검사 건수와 사용 후 회수·재배치 비용이 공개돼야 병원 네트워크의 경제적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
돈은 어디서 버는가?
스카이랩스의 수익원은 네 층으로 나뉜다.
- 병원 외래용 CART BP pro: 대웅제약 유통망을 통해 병·의원에 공급한다. 24시간 혈압검사와 처방 확대가 현재 매출의 중심이다.
- 소비자용 CART BP: 자사몰과 온라인 채널에서 기기를 판매한다. 병원용과 달리 직접 마케팅, 고객지원과 재구매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 병동용 CART ON: 입원환자의 혈압 등 생체신호를 병동 시스템에 연결하는 제품이다. 기기 판매, 소프트웨어와 병원 통합 비용이 수익원이 될 수 있지만 가격과 계약 방식은 비공개다.
- 해외 유통·임상 데이터: 일본 오츠카제약 독점 계약, 오므론헬스케어 파트너십과 제약사 임상시험용 데이터 플랫폼을 장기 성장축으로 제시한다.
지금 돈을 만드는 축과 미래 이야기를 구분해야 한다. 증권신고서를 분석한 블로터에 따르면 2026년 중립 시나리오 매출 약 102억 원 가운데 CART BP pro가 72.9억 원, 71.4%를 차지한다. 반면 데이터 플랫폼 매출은 보수적 시나리오에서 2026년 4,000만 원 이후 잡히지 않는다. 당분간 스카이랩스는 데이터 플랫폼보다 병원용 의료기기 회사에 가깝다.
13배 성장했는데 왜 현금은 줄었나?
매출은 2023년 5.9억 원에서 2025년 79.4억 원으로 약 13.5배 늘었고, 2025년 매출총이익은 39.1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하드웨어 원가를 넘어서 돈이 남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2026년 1분기도 매출 약 21억 원과 매출총이익 12억 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판매관리비다. 2025년 영업손실은 147.3억 원으로 전년 117.3억 원보다 커졌다. 2026년 1분기 판관비는 56.9억 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의 약 2.7배였다. 연구개발, 인허가, 해외진출과 병원 영업 조직을 현재 매출이 아직 흡수하지 못한다.
현금흐름도 같은 신호를 보낸다. 영업활동현금 유출은 2023년 65.9억 원, 2024년 94.5억 원, 2025년 129.3억 원으로 확대됐다. 현금성자산은 2025년 말 204.1억 원에서 2026년 1분기 말 137.6억 원으로 줄었다. 이번 공모자금은 성장 투자이면서 동시에 흑자 전환까지의 시간을 사는 자금이다.
가장 큰 리스크는 대웅제약 98.2%다
스카이랩스 매출에서 대웅제약이 차지한 비중은 2023년 98.4%, 2024년 99.2%, 2025년 98.2%였다. 최종 사용자는 여러 병원으로 분산돼 있지만 회계상 고객과 협상 창구는 사실상 하나다. 대웅제약의 영업 우선순위, 주문량, 공급단가나 결제조건이 바뀌면 매출과 현금유입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집중도는 매출채권에서도 보인다. 2025년 말 대웅제약향 매출채권은 38.5억 원으로 전체 매출채권의 99.1%였고, 매출채권회전율은 2024년 4.84회에서 2026년 1분기 2.09회로 떨어졌다. 매출이 늘어도 현금 회수가 늦어지면 재고·생산·연구개발 자금을 외부에서 계속 조달해야 한다.
해결책은 단순히 파트너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대웅제약 채널의 병원 침투력을 유지하면서 CART ON, 소비자 판매, 일본·유럽과 임상 데이터 매출을 실제 숫자로 키워야 한다. 다변화가 성공하면 집중 리스크는 낮아지지만, 각 채널의 인허가·마케팅·고객지원 비용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
경쟁 구도는 스마트링보다 ‘혈압 데이터’ 시장이다
스카이랩스의 직접 경쟁자는 세 부류다. 첫째는 커프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24시간 ABPM이다. 정확성과 임상 관행이 강점이고, 착용 불편이 약점이다. 둘째는 스마트워치·스마트링 기반 커프리스 기기다. 착용성과 대규모 데이터가 강점이지만 제품별 보정·허가·임상 근거의 차이가 크다. 셋째는 병동의 활력징후 모니터링 장비와 웨어러블 패치다.
스카이랩스가 방어해야 할 해자는 반지 디자인이 아니다. 의료기기 허가, 건강보험 진입, 병원 보고서, 상급종합병원 레퍼런스와 장기간 축적한 PPG-혈압 짝 데이터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센서 하드웨어가 모방돼도 의료진이 신뢰하는 워크플로와 규제 데이터는 더 느리게 복제된다.
반대로 대형 웨어러블 기업이 충분한 임상 근거와 보험 코드를 갖추면 유통 규모의 차이가 커질 수 있다. 스카이랩스는 ‘세계 첫 반지형 혈압계’라는 시간 우위를 병원 사용 데이터, 해외 허가와 반복매출로 바꿔야 한다.
2,999억 원 밸류에이션은 말이 되는가?
희망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436억~2,999억 원이다. 2025년 매출 79.4억 원과 단순 비교하면 약 30.7~37.8배 매출배수다. 증권신고서의 2026년 중립 시나리오 매출 약 102억 원을 적용해도 약 23.9~29.4배다. 현재 매출만 보면 싼 가격은 아니다.
공모가 산정은 현재 매출이 아니라 2030년 추정 순이익 308억 원에 의존한다. 회사와 주관사는 이를 연 15%로 4년 6개월 할인하고, 씨어스·메디아나·인바디 평균 PER 29.52배를 적용한 뒤 다시 35.24~47.38% 공모 할인을 반영했다. 계산 단계의 할인 폭은 크지만, 가장 중요한 입력값은 아직 오지 않은 2030년 이익이다.
상단 몸값이 정당하려면 2030년까지 매출이 판관비를 흡수할 만큼 커지고, 대웅제약 외 채널이 실제 주문으로 전환되며, 기기 판매 후 데이터·소프트웨어 매출이 반복돼야 한다. 한 조건만 늦어져도 순이익 308억 원의 현재가치는 빠르게 줄어든다. ‘보수적인 할인율’이 ‘공격적인 미래 실적’을 자동으로 보수적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앞으로 확인할 숫자 여섯 가지
- 월 처방·검사 완료 건수: 도입 기관 수가 실제 사용량으로 전환되는지.
- 활성 병원 비율: 1,920개 기관 가운데 최근 분기에 반복 처방이 발생한 곳의 비중.
- 매출채권 회전일수: 대웅제약향 매출이 현금으로 들어오는 속도.
- 제품별 매출총이익률: CART BP pro·CART BP·CART ON의 원가와 서비스 비용 차이.
- 해외 최소구매·매출: 오츠카제약·오므론 파트너십이 계약 발표를 넘어 주문으로 전환되는지.
- 실사용 정확도와 착용 완료율: 환자군·피부·움직임·야간 환경별 오차와 24시간 검사 중도 이탈률.
개인적 판단: 스카이랩스의 제품은 반지가 아니라 ‘측정 완료율’이다
스카이랩스의 진짜 제품은 작은 혈압 센서 한 개가 아니다. 불편해서 중단되던 24시간 검사를 끝까지 수행하게 만들고, 그 데이터를 의료진이 진단과 처방에 쓸 수 있는 보고서로 바꾸는 측정 완료율이 제품이다. 허가·보험·진료지침·병원 유통을 한 줄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한국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중 드물게 제도권 시장에 들어간 사례다.
동시에 아직 좋은 의료기기와 좋은 사업의 거리는 멀다. 2025년 매출총이익은 개선됐지만 판관비와 현금유출은 더 컸고, 매출의 거의 전부가 대웅제약 한 곳을 통한다. 병원 1,920곳이라는 숫자가 매달 반복되는 검사와 빠른 현금 회수로 바뀌는지가 핵심이다.
공모가 상단 2,999억 원은 스카이랩스가 국내 병원용 반지를 넘어 해외·병동·소비자·임상 데이터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시나리오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다. 지금 가장 설득력 있는 근거는 실제 병원 채택이고, 가장 큰 반론은 2030년 순이익을 현재로 당겨온 밸류에이션이다. 상장 뒤 첫 몇 분기에는 새 제휴 발표보다 처방 건수, 채권 회수와 제품별 마진을 먼저 봐야 한다.
참고 자료
- 스카이랩스 CART BP 공식 제품 페이지 — 측정 방식, 앱 화면, 사용시간, 측정 범위와 허가 사양
- 스카이랩스 공식 뉴스룸 — 2026년 인허가·진료지침·병원·해외 파트너십 발표
- 머니투데이 스카이랩스 증권신고서 보도 — 공모 구조, 제품군, 도입 기관과 최근 실적
- 더벨 스카이랩스 IPO 밸류에이션 분석 — 2030년 순이익, 비교기업, 할인율과 예상 시가총액
- 블로터 스카이랩스 매출·현금흐름 분석 — 대웅제약 집중도, 매출채권, 영업현금흐름과 제품별 전망
- 이데일리 CART BP pro 병원 도입 보도 — 상급종합병원 38곳·전체 1,920개 기관 도입
- JKMS 반지형 커프리스 혈압계 첫 인체시험 — 89명 대상 청진 기준값 비교 결과
- 대한고혈압학회 2026 진료지침 주요 변화 — 검증된 커프리스 혈압 모니터링의 진료 활용
작성 기준일: 2026년 8월 5일. 병원 1,920곳·상급종합병원 38곳 도입, 진료지침 반영, 해외 인허가와 계약은 회사 발표를 인용한 보도 기준이며 실제 처방·주문·매출과 다를 수 있다. 2026년 중립 시나리오와 2030년 순이익 308억 원은 증권신고서상 회사 추정치이지 확정 실적이 아니다. 커프리스 혈압 측정 성능은 환자 특성, 착용, 보정과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본 글은 의료 조언이나 공모주 청약·투자 권유가 아니다. 확정 공모가와 상장 일정은 수요예측 및 정정 신고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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