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보안은 지금까지 대부분 가짜가 퍼진 뒤 판별하는 문제였다. 스틸컷은 순서를 뒤집어, 원본 사진이 배포되기 전에 사람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 신호를 넣고 합성 모델이 얼굴을 읽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한다. 2026년 9월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경진대회에서 268개 지원사 중 대상을 받은 이유도 이 ‘사전 차단’ 접근에 있다. 설립 8개월짜리 회사가 기술 데모를 넘어 유료 구독과 API까지 열었다는 점에서, 지금 스틸컷은 AI 안전 기술이 실제 보안 제품이 될 수 있는지를 보기 좋은 사례다.
한눈에 보는 스틸컷
- 설립·대표: 2026년 2월 설립. 서울대 출신 이정훈 대표와 하규원·유현진 공동창업자가 이끈다.
- 핵심 제품: 원본 인물 사진에 미세 교란 신호를 넣어 딥페이크 생성을 어렵게 하는 ‘StealCut Protect’, 이미지·영상의 AI 생성·조작 가능성을 점수와 보고서로 보여주는 ‘StealCut Detect’.
- 현재 트랙션: 회사와 투자사 발표 기준 상용 딥페이크 사이트 30여 곳에서 방어 성능을 시험했고, 서울대 2026년 졸업사진 5,800장을 보호 처리했다. 국내 방송사와 Detect 파일럿 계약을 맺었고 대형 법무법인 등과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 최근 신호: 2026년 9월 17일 ‘모험·도전적 AI 스타트업 투자대상 발굴 경진대회’ 대상. 268개 지원사, 33.5대 1 경쟁률의 결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 투자: 2026년 3월 매쉬업벤처스 시드 투자. 투자금은 비공개다. 이후 TIPS에 선정돼 최대 8억 원의 R&D 자금을 확보했다고 회사·투자사가 밝혔다.
- 기업가치: 프리머니·포스트머니 기업가치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
- 공개 가격: Detect 월 구독은 5,900원·1만9,900원·4만9,900원. API는 이미지 1건 70크레딧, 영상 1분 700크레딧, 추론 옵션 100크레딧을 차감한다. 기업용 Protect 도입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 핵심 비공개 지표: 유료 구독자·API 고객 수, ARR·매출·갱신률, 기업 계약단가, Protect와 Detect의 매출 비중, 실제 운영 환경의 오탐·미탐률, 이미지 변환 뒤 방어 유지율과 총마진.
사진에 ‘보이지 않는 방패’를 씌운다는 것
StealCut Protect의 발상은 간단하다. 사진 속 사람에게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AI 모델의 얼굴 탐지·특징 추출에는 영향을 주는 미세한 교란 신호를 원본에 더한다. 공격자가 그 사진을 얼굴 교체나 재현 모델에 넣으면 합성 결과가 무너지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회사는 무료 상용 딥페이크 서비스 대상 방어율이 70% 이상이라고 공식 홈페이지에 밝힌다.
스틸컷 공식 홈페이지에서 Protect·Detect 체험 보기 →
사진을 올려 보호 처리하는 흐름, 사전 차단과 사후 탐지의 차이, API 적용 방식과 회사가 공개한 70% 이상 방어율을 함께 확인하면 제품의 위치가 가장 빨리 보인다.
이 기술의 핵심은 탐지가 아니라 입력 단계의 통제다. 학교 졸업사진, 연예기획사 프로필, 임직원 사진, 커뮤니티 프로필처럼 플랫폼이 원본 배포 전에 이미지를 처리할 수 있는 곳이 첫 고객이 된다. 한 번의 API 호출로 업로드 파이프라인에 들어간다면 사용자가 매번 별도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이미 인터넷에 널리 퍼진 사진에는 소급 적용하기 어렵다. 공격자가 크롭·리사이즈·압축·필터·재촬영으로 신호를 약화하거나, 방어 방식을 아는 상태에서 적응형 공격을 시도할 수도 있다. 따라서 70% 이상이라는 숫자는 ‘모든 딥페이크를 70% 막는다’가 아니라 회사가 정한 무료 상용 서비스와 시험 조건에서 측정한 결과로 읽어야 한다.
왜 탐지까지 함께 파는가?
Protect가 배포 전 사진을 지키는 제품이라면 Detect는 이미 유통된 이미지와 영상을 검사하는 제품이다. 이용자가 파일을 제출하면 AI 생성·조작 가능성에 대한 확률 점수와 분석 보고서를 돌려준다. 공식 이용약관은 이 결과가 확률적이며 모든 생성 모델과 조작 유형에 정확하다고 보장하지 않고, 법적 증거나 최종 판단의 유일한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
공개 성능 수치는 시점과 출처가 다르다. 2026년 5월 보도는 Detect의 판별 정확도를 96%라고 전했고, 매쉬업벤처스의 현재 포트폴리오 설명은 최신 생성 모델을 포함한 평가에서 위조 이미지 탐지율 93.9%라고 적는다. 데이터셋, 클래스 구성, 임계값, 오탐률이 함께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두 숫자를 같은 벤치마크의 성능 변화로 비교할 수는 없다.
두 제품을 묶는 전략은 사업적으로 합리적이다. Protect를 적용할 수 없는 과거 콘텐츠는 Detect로 검사하고, Detect에서 자주 발견되는 공격 유형을 Protect 개선에 반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선순환이 실제 경쟁력이 되려면 고객 동의를 받은 데이터와 명확한 보존 정책, 모델 업데이트 속도가 필요하다.
268개 AI 스타트업 중 1위가 의미하는 것
이번 경진대회는 기술 혁신성 30%, 모험투자 적합성 30%, 시장 사업성 30%, 팀 역량 10%로 평가했다. 매출이나 과거 투자금보다 새로운 기술이 실제 시장으로 커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 행사다. 대상을 받은 스틸컷은 상금과 함께 이동통신 3사가 출자한 KIF 및 AI모험펀드와 연결될 기회를 얻는다.
정부 대회 1위가 곧 제품 시장 적합성이나 투자 확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스틸컷처럼 설립 초기이고 공개 매출이 없는 회사에는 세 가지 효용이 있다. 첫째, 방송·플랫폼·공공기관처럼 보수적인 고객에게 초기 신뢰 신호를 준다. 둘째, 규제와 공공조달이 함께 움직이는 보안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만든다. 셋째, 시드 이후 다음 투자자에게 기술과 시장을 설명할 비용을 낮춘다.
더 중요한 검증은 이미 2026년 졸업사진 5,800장에 적용했다는 사실이다. 단순한 연구실 이미지가 아니라 대량 처리 과정에서 품질·속도·사용자 문의를 경험했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숫자는 유료 매출이나 반복 계약을 뜻하지 않으며, 방어 처리 뒤 실제 공격 시도가 얼마나 있었는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돈은 어디서 버는가?
스틸컷은 설립 초기 기업치고 수익화 구조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열어 두었다.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는 매출 경로는 세 가지다.
- Detect 월 구독: 개인·소규모 팀이 웹에서 파일을 검사하는 Plus 5,900원, Pro 1만9,900원, Max 4만9,900원 요금제.
- Detect API 선불 크레딧: 국내는 4,900원부터 4만9,900원, 해외는 9.99달러부터 49.99달러까지 충전한다. 이미지 1건은 70크레딧, 영상 1분은 700크레딧, 추가 추론은 100크레딧이다.
- 기업용 Protect·Detect 도입: 플랫폼의 이미지 업로드·검수 파이프라인에 API나 SDK를 연결하고, 파일럿·라이선스·사용량 기반 계약으로 확장하는 구조다. 이 부분의 가격과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가격표만 놓고 보면 소비자 구독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배포 채널에 가깝다. 큰 매출은 방송사, 학교, 연예·스포츠 IP 보유사, 금융사, 법무법인, 커뮤니티 플랫폼처럼 대량의 얼굴 이미지와 콘텐츠 진위를 다루는 고객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고객이 한 장의 탐지 비용보다 사고 대응·법적 분쟁·브랜드 훼손 비용을 줄이는 데 돈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기업 계약이 제품 매출인지 프로젝트 매출인지다. 고객마다 보안 검토, 내부 저장 정책, 임계값 조정, 오탐 대응 절차를 새로 설계해야 하면 매출과 함께 인력이 늘어난다. 반대로 표준 API와 관리 화면으로 반복 배포된다면 작은 팀도 높은 소프트웨어 총마진을 만들 수 있다.
콘텐츠 진위 시장에서 스틸컷의 자리는 어디인가?
디지털 콘텐츠 신뢰 기술은 크게 세 층으로 나뉜다. 첫째는 스틸컷 Detect 같은 사후 탐지다. 출처가 없는 파일도 검사할 수 있지만, 새 생성 모델이 나올 때마다 성능을 다시 검증해야 하고 오탐과 미탐을 피할 수 없다.
둘째는 C2PA Content Credentials 같은 출처 증명이다. 콘텐츠가 언제·어떤 도구로 만들어지고 수정됐는지를 암호학적으로 묶어 유통한다. 2026년 4월 공개된 C2PA 2.4는 AI 공개 정보를 위한 구조도 추가했다. 다만 C2PA 스스로 설명하듯 출처 기록이 훼손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기술이지, 기록 내용이 곧 진실이라는 가치 판단을 해주는 것은 아니다. 메타데이터가 없는 콘텐츠를 자동으로 가짜라고 판정할 수도 없다.
셋째가 StealCut Protect 같은 사전 방어다. 얼굴 사진이 생성 모델의 재료가 되는 단계에서 공격 비용을 높인다. 출처 증명과 경쟁한다기보다 서로 다른 실패 지점을 보완한다. 장기적으로 강한 제품은 ‘원본에는 Content Credentials를 붙이고, 얼굴에는 방어 처리를 적용하며, 유통된 결과는 Detect로 검사하는’ 세 층을 연결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연합 AI Act 제50조의 투명성 규칙이 2026년 8월 2일부터 적용돼 딥페이크 표시 의무가 구체화된 점도 시장에는 순풍이다. 그러나 규제는 탐지 스타트업 한 곳에 자동으로 매출을 주지 않는다. 플랫폼이 자체 모델을 만들거나 C2PA·워터마크·콘텐츠 정책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스틸컷은 ‘규제가 생겼다’보다 ‘이 API가 고객의 준수 비용과 사고 비용을 얼마나 줄인다’를 증명해야 한다.
시드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무엇으로 판단해야 하나?
매쉬업벤처스의 시드 투자금과 기업가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최대 8억 원의 TIPS 자금은 R&D 지원 규모이지 지분 투자액이나 기업가치가 아니다. 대회 수상과 SelectUSA 우승도 좋은 외부 검증이지만 밸류에이션 배수로 바꿀 수 있는 숫자는 아니다.
따라서 현재 스틸컷을 매출 배수로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다음 단계 투자에서 확인해야 할 선행 지표가 있다.
- 제품 사용: 월간 Detect 파일 수, Protect 처리 이미지 수, API 호출 증가율.
- 반복 매출: 유료 구독자, 기업 고객 수, ARR, 순매출 유지율과 무료 체험의 유료 전환율.
- 성능의 견고성: 모델·압축·크롭·재촬영별 방어율, Detect 오탐·미탐률과 시간 경과에 따른 성능 저하.
- 단위경제: 이미지·영상 한 건당 GPU 비용, 고객 지원 비용, API 총마진.
- 배포 깊이: 파일럿이 실제 프로덕션 계약으로 전환되는 비율과 고객 업로드 파이프라인에 기본값으로 들어간 사례.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방어율 하나가 아니라 프로덕션 전환이다. 졸업사진 5,800장 같은 일회성 프로젝트가 학교·방송·플랫폼의 상시 API 계약으로 반복되면 제품의 가치가 생긴다.
가장 큰 리스크는 기술의 ‘군비 경쟁’이다
첫째, 공격자는 멈춰 있지 않는다. 교란 신호를 약화하는 전처리와 적응형 모델이 등장하면 Protect를 계속 다시 학습해야 한다. 오늘의 70%가 다음 달에도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둘째, 탐지 성능은 평균 정확도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뉴스 사진을 가짜로 잘못 판정하는 오탐과 실제 합성물을 놓치는 미탐의 비용이 고객마다 다르다. 임계값별 정밀도·재현율, 모델별 성능, 사람이 재검토하는 비율이 공개돼야 한다.
셋째, 민감한 원본을 맡기는 역설이다. 얼굴 사진과 의심 영상은 그 자체로 민감한 데이터다. 이용약관상 Protect 처리 이미지는 완료 후 7일, Detect 제출 파일과 결과는 28일 뒤 자동 삭제된다. 개인정보처리방침은 탐지용 파일과 결과가 미국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처리·저장될 수 있다고 밝힌다. 방송·금융·공공 고객에게는 국내 리전, 온프레미스, 즉시 삭제와 감사 로그가 구매 조건이 될 수 있다.
넷째, 사전 방어는 배포 지점을 장악해야 한다. 사용자가 보호 전 원본을 다른 곳에 올리면 효과가 없다. 스틸컷이 소비자 앱에 머물기보다 카메라·학교·연예기획사·플랫폼의 기본 업로드 단계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다섯째, 특허 출원과 진입장벽은 다르다. 회사는 한국·미국·유럽에 5건을 출원했다고 밝히지만, 출원은 등록·유효성·우회 불가능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장기 방어력은 특허 수보다 새 공격에 대응하는 데이터·평가 체계와 고객 파이프라인 통합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개인적 판단: 탐지 앱보다 ‘이미지 보안 기본값’이 되어야 한다
스틸컷의 흥미로운 점은 정확도 1~2% 차이가 아니다. 딥페이크 대응의 비용을 피해 발생 뒤에서 콘텐츠가 배포되기 전으로 옮기려는 데 있다. 사진을 보유한 학교·플랫폼·미디어가 업로드 순간 자동으로 방어 처리를 한다면, 이용자는 보안 기능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이 배포 구조는 단순 탐지 앱보다 고객 교체 비용과 반복 사용량을 만들기 쉽다.
아직은 기술 신호가 사업 신호보다 앞서 있다. 대회 우승, 30여 개 사이트 시험, 5,800장 처리, 시드 투자와 TIPS는 강한 출발이지만 유료 고객·ARR·갱신·프로덕션 오탐률은 공개되지 않았다. 낮은 소비자 가격은 사용자를 모으는 데 유리해도 그 자체로 큰 회사를 만들지는 못한다.
스틸컷의 진짜 승부는 가짜를 잘 찾아내는 웹사이트가 아니라, 사진이 세상에 나가기 전에 자동으로 거치는 보안 계층이 되는 것이다. 다음 12개월에 볼 숫자는 수상 횟수보다 방송사 파일럿의 유료 전환, Protect API가 처리한 월간 이미지 수, 그리고 압축·크롭·새 생성 모델 뒤에도 유지되는 방어율이다.
참고 자료
- 스틸컷 공식 홈페이지 — Protect·Detect 제품 흐름, 70% 이상 방어율, API 통합, 회사 연혁과 방송사 파일럿.
- 스틸컷 공식 이용약관, 공식 환불·가격 정책 — 제품 범위와 한계, 구독·API 가격, 데이터 삭제 기간.
- 매쉬업벤처스 포트폴리오 – StealCut — 창업자, 투자 시점, 회사가 제시한 93.9% 탐지율과 사업 방향.
- ZDNet Korea – AI 스타트업 268곳 제친 스틸컷 — 2026년 9월 경진대회 결과, 평가 기준과 AI모험펀드 연계.
- 아시아경제 – 스틸컷 시드 투자 — 30여 개 상용 사이트 시험, 서울대 졸업사진 5,800장, TIPS와 도입 논의.
- C2PA 2.4 Content Credentials 공식 사양 — 콘텐츠 출처·변경 이력을 암호학적으로 연결하는 경쟁·보완 기술.
- EU 집행위원회 – AI Act 투명성 규칙 — 2026년 8월 2일부터 적용되는 AI 생성물·딥페이크 표시 규칙.
작성 기준일: 2026년 9월 19일. 268개 지원사 중 대상, 상용 딥페이크 사이트 30여 곳, 서울대 졸업사진 5,800장, 70% 이상 방어율, 93.9%·96% 탐지율, 5건 특허 출원과 최대 8억 원 TIPS는 회사·투자사·보도를 통해 공개된 수치이며 독립 감사된 상용 운영 지표가 아니다. 특히 70% 이상은 회사가 명시한 무료 상용 딥페이크 서비스 시험 기준이고, 93.9%와 96%는 시점·데이터셋·임계값이 공개되지 않아 서로 직접 비교하지 않았다. 투자금·기업가치, 유료 고객 수, ARR·매출·갱신률, 기업 계약단가, Protect·Detect 매출 비중, 실제 운영 오탐·미탐률, 변환 후 방어 유지율, GPU 원가와 총마진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사업 모델·경쟁 구도·밸류에이션 판단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해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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