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분석] 케이비엘러먼트: 비산화 그래핀 21톤 생산능력의 상용화 시험

그래핀은 오랫동안 ‘꿈의 소재’로 불렸지만,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질문은 성능이 아니라 반복해서 팔 수 있느냐다. 케이비엘러먼트(KB-ELEMENT)는 2026년 8월 140억 원 시리즈B를 마무리했고, 같은 시기 그래핀 마스터배치 양산과 전기차·신발·해양 소재 적용을 전면에 내세웠다. 2025년 매출 34억 원에서 2026년 100억 원 이상을 목표로 한다는 회사의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이제 연구실 기술이 실제 소재 사업으로 넘어가는지 확인할 시점이 됐다. 지금 이 회사를 봐야 하는 이유는 21톤 생산능력보다 그 설비를 고객의 반복 주문으로 채울 수 있는지가 드러날 해이기 때문이다.

한눈에 보는 케이비엘러먼트

  • 설립·대표: 2016년 설립, 배경정 대표. 경기도 파주에 비산화 그래핀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 핵심 제품: 대기압 플라즈마 공정으로 만든 비산화 그래핀 파우더, 분산액·잉크·페이스트, 폴리머에 바로 섞는 그래핀 마스터배치와 방열·대전방지 응용 소재.
  • 현재 트랙션: 회사·보도 기준 그래핀 파우더 연산 최대 21톤, 분산액 환산 최대 2,100톤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2025년 매출은 34억 원, 2026년 목표는 100억 원 이상이지만 현재 가동률과 수주잔고는 공개되지 않았다.
  • 최근 투자: 2026년 7월 30일 140억 원 시리즈B를 완료했고 8월 20일 이를 발표했다. 9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회사가 밝힌 누적 투자금은 307억 원이다.
  • 기업가치: 투자 전·후 기업가치, 주당 가격, 증권 조건과 희석률은 공개되지 않았다. 투자금 140억 원은 기업가치가 아니다.
  • 핵심 비공개 지표: 공장 가동률, 고객별 계약금액·물량, 반복 주문률, 제품별 평균판매가격, 매출총이익률, 품질 편차, 현금 소진과 상장 전 추가 조달 필요액.

비산화 그래핀과 마스터배치, 무엇을 파는가?

케이비엘러먼트의 출발점은 흑연을 산화한 뒤 다시 환원하는 일반적인 화학 공정이 아니다. 회사는 대기압 플라즈마로 흑연을 팽창·박리하는 물리적 공정을 사용하며, 기존 약 30단계 공정을 5단계로 줄이고 산성 폐수를 만들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생산물도 반도체용 단층 그래핀보다 수십~수백 층의 그래핀 나노플레이트렛(GNP)에 가깝다.

사업적으로 더 중요한 제품은 파우더 자체보다 분산액과 마스터배치다. 그래핀은 뭉치기 쉬워 고객의 기존 수지나 코팅 공정에 균일하게 섞는 일이 어렵다. 마스터배치는 그래핀을 PP·PE·PA·PET·TPU 같은 폴리머에 미리 고농도로 분산한 펠릿 형태로 만들어 고객이 기존 압출·사출 설비에 투입할 수 있게 한다.

케이비엘러먼트 공식 제품·기술 블로그

비산화 그래핀과 산업용 응용 소재 확인하기

회사가 직접 설명한 GNP 형태, 비산화 양산 공정과 방열·대전방지·복합재 적용 사례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래핀’이라는 이름보다 제공 형태와 고객 공정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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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주목받는가: 140억 원보다 중요한 매출 100억 원

케이비엘러먼트는 시리즈A 70억 원과 브릿지 70억 원에 이어 이번 시리즈B에서 140억 원을 조달했다. 회사가 발표한 누적 투자금은 307억 원이다. 이번 자금은 연구개발·영업 인력 확충과 그래핀 응용 제품의 사업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투자보다 더 중요한 숫자는 매출 목표다. 전자신문 인터뷰에서 배경정 대표는 2025년 매출 34억 원에서 2026년 100억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순 계산으로 약 2.9배다. 다만 이는 연간 실적 확정치가 아니라 회사 목표이며, 66억 원 이상의 증가분이 실제 출하·검수·매출 인식으로 이어졌는지는 다음 재무제표에서 확인해야 한다.

2026년은 적용처도 넓어진다. TV·모바일 방열테이프, 전도성 장갑, 자동차 와이퍼, 전기차 흡음재, 기능성 의류와 인조잔디가 양산 또는 양산 준비 단계로 소개됐다. 그래핀 소재 기업의 성패는 샘플 수가 아니라 고객 제품에 들어가 반복 발주되는 품목 수로 갈린다.

21톤 생산능력은 매출이 아니다

회사는 파주 공장에서 그래핀 파우더 기준 연산 최대 21톤, 잉크·분산액 기준 최대 2,100톤의 생산능력을 갖췄다고 밝힌다. 대표 인터뷰에는 분산액을 kg당 약 10만 원으로 가정하면 이론상 약 2,100억 원 규모가 된다는 설명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전량 판매를 전제로 한 설비 환산치이지 현재 매출이나 수주가 아니다.

소재 공장의 경제성은 세 숫자로 결정된다. 첫째는 설비 가동률, 둘째는 실제 판매단가, 셋째는 고객별 배합과 품질관리까지 포함한 변동비다. 분말 1kg과 특정 수지에 맞춘 마스터배치 1kg은 가격과 원가가 다르므로 ‘톤’만으로 매출을 계산하면 과장되기 쉽다.

반대로 21톤 캐파가 쓸모없는 숫자라는 뜻도 아니다. 자동차·디스플레이 고객은 샘플 성능만큼 안정적인 공급능력을 본다. 케이비엘러먼트가 경쟁력을 증명하려면 최대 캐파보다 월별 가동률, 양품률, 납기 준수율과 배치 간 성능 편차를 보여줘야 한다.

돈은 어디서 버는가?

  • 그래핀 파우더: 고객이 직접 배합할 수 있는 기본 소재를 kg 단위로 판매한다. 표준화가 쉬운 대신 가격 경쟁에 노출되기 쉽다.
  • 분산액·잉크·페이스트: 대전방지, 전도성, 방열 용도에 맞춰 용매와 농도를 조정한다. 고객 공정에 들어갈수록 단순 분말보다 부가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 마스터배치: 폴리머에 그래핀을 미리 분산해 고객의 사출·압출 공정에 바로 넣게 한다. 분산 난제를 회사가 대신 해결하므로 가장 반복 가능한 제품 후보다.
  • 공동개발·응용 소재: 자동차 흡음재, 신발 원단, 와이퍼 코팅처럼 고객 제품의 물성을 맞춘다. 초기 엔지니어링 부담은 크지만 양산 승인을 받으면 장기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좋은 사업모델은 원료 판매와 응용 개발을 분리하지 않는 것이다. 고객의 문제를 배합으로 해결하고, 승인된 배합을 반복 납품하면 소재와 엔지니어링이 함께 진입장벽이 된다. 다만 고객마다 새로 개발해야 하는 비중이 높으면 매출이 늘어도 인력과 비용이 같이 늘어나는 프로젝트 회사에 머물 수 있다.

그래핀의 경쟁자는 다른 그래핀 회사만이 아니다

국내에는 씨이비비과학, 베스트그래핀, 루츠랩 등 그래핀·탄소 소재 기업이 있고 해외에도 GNP, 그래핀 옥사이드, CVD 그래핀을 만드는 공급자가 많다. 제조법과 층수, 입자 크기, 표면처리가 달라 같은 ‘그래핀’이라는 이름만으로 제품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실제 고객의 비교 대상은 더 넓다. 방열에는 그래파이트와 금속·세라믹 필러가 있고, 전도성에는 CNT와 카본블랙이 있으며, 강도 개선에는 유리섬유와 다른 첨가제가 있다. 가장 강한 경쟁자는 기존 소재를 계속 쓰거나 아무 첨가제도 넣지 않는 선택이다.

따라서 케이비엘러먼트의 해자는 ‘국내 유일’ 같은 문구가 아니라 총비용 절감이어야 한다. 그래핀을 넣어 제품 무게나 두께, 불량률, 에너지 사용, 교체 주기를 얼마나 줄이는지를 고객 생산라인에서 입증해야 한다. 성능 향상이 있어도 원료비와 공정 복잡성이 더 커지면 채택되지 않는다.

마스터배치가 상용화의 병목을 풀 수 있을까?

산업일보 현장 보도에서 회사는 HDPE·PP·PA·PET·TPU·ABS 등 여러 폴리머용 마스터배치를 제시했다. 회사 시험 기준으로 일부 소재의 강도·탄성·흡음 성능이 개선됐고, 신발 원단은 경량화와 내구성, 차량용 흡음재는 경량화와 소음 억제 개선이 보고됐다.

이 수치는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래핀 함량, 비교 소재, 가공 온도, 시편 두께와 시험기관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진다. 특히 기사에 나온 수치는 회사가 제시한 시험 결과이며, 모든 고객 제품에서 같은 개선폭이 재현된다는 뜻이 아니다.

그래도 마스터배치 전략은 방향이 좋다. 고객이 새 분산 설비를 사지 않고 기존 공정에 투입할 수 있다면 도입비와 기술 리스크가 낮아진다. 케이비엘러먼트가 팔아야 하는 것은 그래핀의 이론적 성능이 아니라 고객이 검증할 수 있는 ‘즉시 투입 가능한 배합’이다.

표준화는 왜 가장 큰 리스크인가?

ISO/TS 9651:2025는 상업용 그래핀 관련 2차원 소재를 비교하려면 층수, 두께, 횡방향 크기, 결함 수준과 비표면적 같은 특성을 일관되게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EU Graphene Flagship도 원료의 배치별 규격과 표준화 부족이 상용화를 늦추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이 문제는 케이비엘러먼트에 직접 연결된다. 고객이 한 번 승인한 배합이 다음 배치에서 달라지면 완제품 수율과 성능이 흔들린다. 비산화 공정이 친환경적이고 저렴하더라도 입자 분포와 분산 안정성이 일정하지 않으면 자동차·전자 고객의 긴 품질 승인을 통과하기 어렵다.

회사는 특허와 생산능력보다 제품별 기술자료를 더 투명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독립 시험, 로트 간 편차, 보관 안정성, 유해물질·노출 관리와 고객 불량률이 공개될수록 ‘그래핀 과장’과 실제 산업 소재를 구분할 수 있다.

이 밸류에이션은 말이 되는가?

이번 라운드의 기업가치가 공개되지 않아 매출배수나 투자자의 기대수익률을 계산할 수 없다. 140억 원 투자금과 307억 원 누적 투자금은 회사 가격이 아니다. 우선주 전환·상환 조건, 기존 주주 희석과 투자 전·후 지분 구조도 공개되지 않았다.

확인 가능한 비교는 자본 투입과 매출 목표의 크기다. 최신 라운드 140억 원은 2025년 회사가 밝힌 매출 34억 원의 약 4.1배이고, 2026년 목표 100억 원의 1.4배다. 이는 밸류에이션을 말해주지 않지만 소재 양산과 고객 인증에 많은 선행자본이 필요하다는 점은 보여준다.

가치를 정당화하려면 2026년 100억 원 매출 달성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객별 반복 주문, 20%대 이상의 안정적 가동률 상승, 제품 믹스 개선과 현금흐름이 함께 보여야 한다. 2027년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한다면 ‘꿈의 소재’ 서사보다 감사 재무와 양산 품질이 더 중요해진다.

가장 큰 리스크는 고객 승인이 매출로 늦게 바뀐다는 점이다

자동차·전자 소재는 한번 채택되면 오래 공급할 수 있지만 승인까지 시간이 길다. 샘플 제공, 소재 시험, 부품 시험, 완제품 검증을 통과한 뒤에도 고객 출시 일정이 밀리면 매출 인식은 늦어진다. 기사에 나온 ‘적용 예정’과 ‘양산 준비’는 이미 매출이 발생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고객 집중도도 보이지 않는다. 일부 고객은 NDA로 익명 처리돼 계약금액, 공급 단계와 반복성 확인이 어렵다. 2026년 매출 목표가 소수 프로젝트에 의존한다면 한 고객의 일정 변경이 연간 실적을 크게 흔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원가 우위가 검증돼야 한다. 공정을 5단계로 줄였다는 회사 설명은 설득력이 있지만 원료, 전력, 수율, 후가공과 품질관리까지 포함한 kg당 원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고객이 기존 CNT·그래파이트·카본블랙 대비 성능당 비용을 납득해야 시장이 열린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숫자 여덟 가지

  • 매출: 2026년 100억 원 목표의 실제 달성률과 제품별 매출 비중.
  • 가동률: 파우더 21톤 캐파의 월별 생산량, 양품률과 설비 증설 계획.
  • 반복 주문: 유료 양산 고객 수, 재주문 고객 비중과 수주잔고.
  • 단가: 파우더·분산액·마스터배치별 평균판매가격과 가격 하락률.
  • 수익성: 제품별 매출총이익, 고객 공동개발비와 영업현금흐름.
  • 품질: 입자·층수·불순물의 로트 간 편차, 불량률과 반품률.
  • 고객 승인: 샘플·승인·양산 단계별 프로젝트 수와 평균 전환기간.
  • 상장 준비: 기술성 평가, 주관사 일정, 추가 조달과 우선주 조건.

개인적 판단: 이 회사의 진짜 제품은 ‘승인된 배합’이다

케이비엘러먼트가 흥미로운 이유는 그래핀을 논문이나 샘플로만 보여주지 않고 파주 공장, 양산 캐파와 구체적인 소비재·자동차 적용처까지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140억 원 시리즈B는 연구를 이어갈 돈이면서 동시에 2026년 매출 목표를 증명해야 할 시계를 작동시켰다.

하지만 그래핀 파우더만으로는 강한 사업이 되기 어렵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원료의 이름이 아니라 기존 생산라인에서 불량 없이 원하는 방열·전도·강도·경량화가 재현되는 결과다. 그래서 이 회사의 진짜 제품은 검은 분말이 아니라 고객 품질팀이 승인한 배합과 그 배합을 매번 똑같이 공급하는 능력이라고 본다.

내 판단은 ‘기술은 상용화 문턱을 넘었지만 사업의 반복성은 2026~2027년에 검증될 회사’다. 매출 100억 원과 손익분기점 목표를 달성하고, 익명 고객의 양산 적용이 반복 발주로 바뀌며, 가동률과 마진이 함께 오르면 그래핀 소재 플랫폼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반대로 프로젝트 수만 늘고 표준 제품·품질 데이터가 쌓이지 않으면 21톤 캐파는 고정비가 될 수 있다.

참고 자료

작성 기준일: 2026년 8월 24일. 140억 원 시리즈B, 9개 기관 참여와 누적 투자금 307억 원은 회사 발표를 인용한 머니투데이·매일경제 보도 기준이다. 투자 전·후 기업가치, 증권 조건과 지분 희석은 공개되지 않았다. 2025년 매출 34억 원, 2026년 매출 100억 원 이상 목표, 파우더 연산 21톤·분산액 환산 2,100톤 생산능력과 kg당 약 10만 원 분산액 가정은 대표 인터뷰 및 회사 설명 기준이며 감사 실적·실제 가동률·판매량을 뜻하지 않는다. 방열테이프·전도성 장갑·와이퍼·전기차 흡음재·기능성 의류·인조잔디의 양산 또는 적용 계획과 물성 개선 수치는 회사 및 회사가 제공한 자료를 인용한 보도 기준이다. 고객별 계약금액, 공급량, 수주잔고, 반복 주문률, 평균판매가격, 매출총이익, 로트 간 편차와 현금 소진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경쟁 구도와 사업모델 평가는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해석이며 특정 고객 계약이나 미래 실적을 보장하지 않는다.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다.

Donghun R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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